가까스로 몸을 일으킨 허탁의 두 콧구멍에서는 핏물이주르륵 흘
렀다. 입가로 찝찔한 맛이 느껴져손바닥으로 코를 한번 훔친 허탁
은 그제야 쌍코피가 터졌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.
"하이고오, 생떼 같은 내 피!"
"카하하……."
허탁이 피가 묻은 손바닥을혀로 핥자 이를지켜보던 계집아이,
흑묘아(黑苗兒)가 방정맞은 웃음을 터뜨렸다.
올해로 열 셋이 된 흑묘아는일이 년 전쯤 유랑걸식(流浪乞食)하
며 혼자 병첩산을 넘다 길을 잘못 들어 산채로 든 계집아이였다. 산
적들은 계집아이를 내치려 했으나 맹랑하게도 비비적거리며 끼어 들
어 한자리를 차지하더니만 나갈 생각을 안 했다.
그런데 쓸모라고는 도무지 없어 뵈던 계집아이가 의외로몸이 날
렵해 파수꾼으로 제 몫을 단단히 해내는 게 아닌가!
산적들은 결국 계집아이의 검은 살결에 빗대 '흑묘아(黑苗兒, 검은
새끼고양이)'라 부르며 산채의졸개로 받아들이고는 자신들이알고
있는 투도술(偸盜術)따위의 잡기를 가르쳐 줬다.
그런 흑묘아 옆의 웅삼곤(熊三 )은 콧구멍에서 더운 김을 내뿜으
며 씩씩거렸다.
"잘해야지요? 그걸 말이라고 하냐!"
"제가 무슨 제갈공명(諸葛孔明)이라도 되는줄 압니까요? 물어보
는 대로 척척 대답하게요.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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